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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형 VR 디바이스 오큘러스 고 VR 시장 변화 이끌까?

독립형 VR 디바이스 오큘러스 고
VR 시장 변화 이끌까?


 

오랜 기다림 끝에 2016년 1월 오큘러스 리프트가 예약 판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VR 시장이 열릴 것이란 환상을 한 번쯤 가져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높은 시스템 요구 사양과 제한적이었던 컨텐츠, 당초 호언장담과 달리 SDK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은 가격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VR에 대한 관심 자체와는 별개로 아직 개인용 VR의 현실화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자조적 평가를 내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일반 소비자의 평가와는 달리 2012년 8600만 달러 수준이던 세계 VR/AR 투자가 2016년 18억 3500만 달러로 20배 이상 증가하는 동시에, 골드만삭스는 2020년까지 시장 규모가 22억 달러서  800억 달러로, 디지캐피탈은 39억 달러서 1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VR 시장의 미래는 매우 긍정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거대 시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VR 시장에는 오큘러스 리프트 이후 예고되었던 HTC Vive, StarVR, Fove VR 구글 카드 보드 및 데이드림, PS VR 등 일일히 언급하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한 VR 디바이스들이 쏟아져 나왔고, 각종 IT 행사장에서 VR 체험관이 단골로 등장하며, VR방 서비스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초반 VR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평가와는 별도로, 오큘러스 리프트 이후 약 2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VR은 조용히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VR을 본격적인 보급을 말하기 어려운 것은 여전히 높은 비용과 귀찮음이 요구되는 VR의 태생적 한계를 무시할 수 없다.

 

현 시대 VR, 주 기기에 종속된 보조 기기라는 한계

현 시대 VR의 단점으로 자주 지목되는 컨텐츠와 가격, 하드웨어 스펙 역시 빼놓을 수 없지만, 이들은 신규 시장에서 흔히 발생되는 내용이고, 결과적으로 확고한 시장이 형성되면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다.

기자는 여기서 또 다른 문제로 VR 디바이스의 종속성을 들고 싶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Vive, 기어 VR과 데이드림 등 현재 주요 VR 디바이스는 PC 또는 스마트폰이 없다면 한순간에 무겁고 비싼 수면 안대로 전락하며, 이는 PS VR도 마찬가지다.

 

다른 장비에 종속되면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구매 결정 시 고려할 점이 지나치게 많아진다. 우선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Vive 류의 PC용 VR 경험은 시스템 사양에 의존적이다. VR 장비 자체의 가격 자체도 결코 싸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를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 비용까지 감안하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진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출시되던 2016년 상반기에 코어 i5 4590과 지포스 GTX 970을 요구해 시스템 가격까지 감안 1500달러 이상이 필요했던 적이 있다. 현재는 프레임 보간 기능을 더해 그보다 합리적 비용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VR 디바이스 외에 PC라는 주 기기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 장례가 불투명해 보이는 VR 경험을 위해 백 만원 단위의 비용을 투자하는데 망설일수밖에 없다.

이는 모바일 VR 또한 마찬가지로, 스마트 폰의 디스플레이 및 성능이 얼마나 충실한 VR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 결정하고, 특정 스마트폰 지원을 명시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컨텐츠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이 부분적으로 업그레이드 가능한 PC보다 장비 의존도가 높은 것이 현재의 모바일 VR이다.

 

이렇게 특정 장비의 주변 기기 방식인 현 VR 장비는 추가적으로 컨텐츠 개발자들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최고의 경험을 위해 최신 최고 사양을 기준으로 컨텐츠를 제작할 것인가, 보급을 위해 컨텐츠 품질을 타협할 것인가. 전자라면 저사양 기기 보유자에게는 추가적인 지출을 강요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테고, 후자라면 고사양 기기 보유자에게 기기 성능을 제대로 활용할 컨텐츠가 없다는 불평을 듣게 될 것이다.

물론 컨텐츠를 단순히 '보이는' 것만으로 평가할 수 없지만, '보이는' 것에서 결정되는 첫 인상이 컨텐츠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대응하자니 투자 비용과 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는 컨텐츠 풀의 확대를 가로막는 한 요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특정 기기에 종속된 현 VR 디바이스는 사용 전/ 후의 준비와 마무리 과정에서 불편함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모바일 VR은 스마트폰과의 결합과 분리가 비교적 간편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Vive는 첫 설치 과정에서 헤드셋과 트래킹 디바이스 연결, 배치 공간 정리 등 상당한 수고가 필요하다. 초기 설치가 끝난 후라면 헤드셋과 컨트롤러 정도만 잘 정리하면 되지만 다른 PC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수고를 반복해야 한다. 즉, 설치된 PC 앞을 떠나서는 VR 컨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장소의 제약이 따른다.

이에 따라 무선 연결 악세서리나 무선 VR 디바이스 개발 소식이 전해져 오지만 어쩔 수 없이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인에게 쉬운 대안은 아니며, 프로모션 이미지와 동영상에서 교묘하게 케이블을 가리는 경우가 있어 간과하기 쉽지만, PC 종속적인 VR에서는 아직 해결이 요원한 부분이다.

 

독립형 VR 디바이스 오큘러스 고, VR 시장의 페러다임 전환 

현재 VR 시장의 주류 디바이스가 다른 장비 의존적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한 위에서 예시로 든 세 가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고, 전체 VR 시장의 성장세와는 별도로 일반 소비 시장에서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가트너의 기술 혁신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을 참고하면 현재 소비자용 VR 시장은 처음의 환상이 꺼지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서는, 3단계 환멸 단계에서 4단계 계몽 단계로 넘어가는 중으로 볼 수 있다.

 

그럼 점에서 선도적 VR 기업인 오큘러스가 발표한 오큘러스 고(Oculus GO)는 일반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최초의 독립형 VR 장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비록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Vive 같은 고성능 VR 경험은 어렵고, 199달러라는 조금 미묘한 가격이 관건이지만 장소의 제약없이 편리하게 VR 경험이 가능하고, 컨텐츠 개발자 입장에서도 PC나 스마트폰의 스펙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 컨텐츠 개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오큘러스 고는 VR을 쓰기 복잡하고 비싼데다 다른 기기에 종속적인 무언가가 아닌 'VR' 자체로 볼 수 있고,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시장 확대를 꾀하는, 일반 소비자 대상 VR 시장의 변곡점을 상징한다.

 

물론 오큘러스 고 이전에도 독립형 VR 디바이스는 있었고, 앞으로도 HTC에서도 포커스(Focus)로 알려진 독립형 VR 디바이스를 준비 중이며, 이들 외에도 더 많은 독립형 VR 디아비스가 출시될 것이기에 사양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긴 어렵다.

그러나 선도적 VR 기업인 오큘러스가 선보인 '오큘러스 고'는 앞으로 등장할 독립형 VR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기준점이 되어줄 것이며, 관련 업체들도 이러한 시선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018년 초로 예정된 오큘러스 고의 출시는 '독립형 VR'이라는 카테고리를 통한 소비자용 VR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http://www.bodnara.co.kr/bbs/article.html?num=142942